이천에는 장호원이라는 곳이 있다. 주소로는 이천시 장호원읍인데 성남-분당, 용인-수지처럼 불리는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천 시내에서 장호원읍까지는 버스로 무려 40분이나 걸린다. 뭔가 아주 동떨어져있는 느낌이다. 실제로 이천 사람들은 장호원에 올 일도 없고 장호원이 그냥 다른 지역 같다고들 한다. 그래서 그런지 장호원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
그래서 이렇게 장호원터미널 시간표를 포스팅하는 것은 나름대로 큰 의미를 가진 것 같다. 시골 한적한 동네지만 나름대로 수도권이고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장소이기도 하다. 실제로 젊은 사람들은 모르지만 50대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장호원이라는 곳을 알고 있고 심지어 여기가 복숭아가 유명한 곳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게 장호원은 뭔가 좀 알 수 없는 지역이다.
장호원 터미널은 원래 이곳이 아니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턴가 대부분의 노선이 여기 컨테이너에서 운영되고 있다. 아마 버스회사와 뭔가 마찰이 있었던 것 같다. 여하튼 수 년째 장호원 터미널은 이렇게 허름한 시설을 유지하고 있다. 개선할 생각이 도통 없어 보인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나름의 시설들이 있다. 의자들이 있고 여기에서는 안 보이지만 옆에 정수기도 있다. 장호원은 어르신들이 많아서 의자가 꼭 있어야 하는 곳이다. 읍내를 들락날락하는 어르신들은 항상 이 의자에서 쉬고 계신다.
시골 터미널의 특징은 시간표가 정말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시간표가 바뀌는 방식도 이렇게 시골스럽다. 그냥 종이로 찍 붙여서 매직으로 쓰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렇게 적은 시간표마저도 정말 자주 바뀐다. 예전에는 탔던 버스가 어느 순간에는 없어진다.
장호원 터미널의 공지사항은 이렇게 A4용지로 통보된다. 대부분의 공지사항은 버스가 없어지는 통보다. 아무래도 장호원의 인구가 조금씩 줄고 있다보니 장호원터미널의 버스 노선도 점차 사라질 듯하다. 정말 충격적인 것은 장호원에서 이천 시내로 가는 버스가 코로나로 인해 전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천 시내로 가는 버스는 항상 사람이 많았는데 한 번에 싹 다 사라졌다. 이제 이천 시내로 가기 위해서는 하루 서너 번 밖에 없는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낙후된 시설은 화장실도 예외가 아니다. 그냥 공원의 화장실보다 못하다. 사실 여기 화장실을 한 번도 이용해본 적이 없는데 앞으로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코로나 이후로 모든 표는 승차권 발매 기를 통해서 발매된다. 예전에는 매표소에 사람이 있었는데 이제는 이 기계가 모든 것을 대체한다. 어르신들이 많은 장호원에서는 어르신들이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싶다.
저 반대편은 내리는 쪽이다. 주로 서울이나 수원, 이천 시내 등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버스들이 선다. 그 버스는 여기를 지나 충청도로 지나간다. 충청도로 가는 버스도 정말 많은데 중요한 것은 중간에 너무 많이 경유를 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1시간이면 갈 거리를 2시간 반을 지나가는 버스들도 있다.
왠지 장호원 터미널은 더 이상 발전할 것 같지 않다. 리모델링을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아직 공사하는 것조차 보지 못했다. 그냥 내가 이 동네를 벗어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다. 있던 버스나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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