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가면 집에 오는 버스가 몇 대 없고 그나마 저녁 늦게 있어서 학원이 끝나고 버스를 탈 때까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했다. 날씨도 더워지는데 그 사이에 뭔가 하기에도 쉽지 않고 그래서 집에 좀 더 빨리 올 수는 없을까 하다가 다른 노선을 찾아봤다. 그래서 찾게 된 것이 일죽터미널로 가는 것이었다.
마침 인터넷에는 일죽터미널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았다. 물론 여기를 누가 가겠어하는 생각도 든다. 안성시 일죽면이 주소인데 가도 안성을 가지 누가 일죽까지 가겠냐 싶다. 하지만 이곳도 버스 노선이 존재하고 버스터미널까지 존재하는 만큼 일죽터미널에 대해서도 시간표와 터미널 정보에 대해서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그냥 시골 마을에서 흔히 볼 법한 터미널의 모습"
일죽터미널은 잘 갖춰진 모습은 아니다. 심지어 터미널이라고 해놓고 그 터미널마저도 편의점 안에 있다. 다시 말해서 편의점으로 들어가야 표를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도 여기가 처음이라서 처음에 터미널이 따로 있는 줄 알고 주변을 헤메다가 여기 이마트 편의점이 터미널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깜짝 놀랐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편의점에 들어가야만 표를 살 수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나를 여기에 내려준 버스는 무심하게 다시 제 갈길을 찾아 떠났다. 그 말은 즉 여기 일죽터미널이 종착지라기보다는 경유지로 주로 이용된다는 점이다.
어쨌거나 편의점으로 된 일죽터미널 안으로 들어오면 터미널에서 쉽게 볼법한 시간표와 요금표 등을 볼 수 있다. 근데 너무 성의없이 그냥 종이로 대충대충 붙여서 해놓았다. 아마 코로나로 인해서 시간이 많이 바뀌고 요금도 자주 바뀌어서 그런 듯 싶다.
그렇지만 이 허름한 일죽터미널에도 존재하는 것이 바로 무인매표기다. 이 무인매표기는 이제 코로나로 인해서 터미널의 반드시 존재하는 기계가 되어버렸다. 사람을 상대하기 보다는 간편하게 기계에서 쉽게 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실제로 사람한테 요구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기도 하다.
버스 요금표를 보니 일죽터미널이 생각보다 다양한 곳으로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작고 허름한 터미널에도 나름 노선은 잘 갖추고 있는 듯하다. 물론 시간 배차 간격이 너무 커서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터미널 구실은 하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기는 하다. 이 보잘것 없어보이는 터미널마저도 누군가에게는 정말 꼭 필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일죽터미널 사진을 찍으려고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다가 마침 목이 말라서 두유 하나를 사서 나왔다. 순간 옛날 어렸을 때의 터미널 감성을 느꼈다. 여행 가기 전에 버스를 기다리면 간단한 간식을 까먹는 그 느낌 말이다. 어쩌면 이 일죽터미널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기분이 아닐까.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가끔은 이런 느낌도 꼭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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